성공한 CEO들이 하루 24시간을 똑같이 쓰는 건 아니다. 그들은 ‘배움’을 경영의 핵심으로 여기고, 업무와 공부를 철저히 연결한다. 기업의 미래는 결국 리더의 인식 수준에서 결정되며, 이 인식을 넓히기 위해 그들은 끊임없이 읽고, 토론하고, 쓰고, 질문한다. 단순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전략으로서의 공부’를 실천하는 것이다.
하루를 지배하는 아침 90분 독서 루틴
많은 CEO들은 ‘아침 90분’을 공부에 투자한다. 팀쿡(애플 CEO)은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 역시 아침 일과 전 독서와 사색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시간에는 뉴스나 메일이 아닌 장기적 사고를 요하는 콘텐츠를 읽는다. 철학, 역사, 경제학 등 단기성과와 무관한 주제일수록 창의성과 전략적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한국의 한 중견기업 CEO는 매일 아침 ‘1인 독서 회의’를 진행한다. 한 챕터를 읽고 나서 핵심 문장을 요약하고, 지금 회사 상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메모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축적된 ‘사고의 아카이브’는 큰 결정을 내릴 때마다 방향을 잡아주는 자산이 된다.
책을 읽되, 실행 가능한 문장만 뽑아낸다
CEO들은 단순히 많이 읽지 않는다.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장만 골라서 남긴다. 예를 들어 제프 베조스는 중요한 문장에 밑줄을 긋고, 회의에서 그 문장을 인용해 토론을 시작한다. ‘읽기’에서 ‘공유’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들은 책을 문서처럼 ‘분석’하고, 문제 해결 프레임으로 전환한다. 독서를 마친 후에는 반드시 한 줄 요약 또는 도식화된 개념도를 남기며, 읽은 것을 바로 실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단순히 지식을 쌓기보다는, 지금 조직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실용 중심의 접근이다.
토론, 피드백, 글쓰기… 외부화하는 학습
CEO의 공부는 혼자서 끝나지 않는다. 많은 리더들은 읽은 내용을 동료와 토론하고, 피드백을 받고, 글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사고를 더 날카롭게 만든다. 예컨대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는 사내 문서로 모든 전략적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팀원들의 반론을 받아들이는 것을 ‘공부의 확장’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구글이나 아마존은 내부 보고서 문화를 강화하고, 경영진이 읽은 책을 전체 팀에 공유하는 ‘리더십 라이브러리’를 운영한다. 학습은 개인의 몫이지만, 기업 문화로 확산될 때 그 힘은 배가된다.
공부는 경영자의 개인 취미가 아니라, 회사의 방향성을 설계하는 근본 도구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방식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어떤 루틴으로 반복하느냐가 리더의 차이를 만든다.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은 ‘공부하는 습관’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