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능력보다 ‘심리적 안정’이 먼저인가
성과는 ‘똑똑한 사람’이 모이면 저절로 나오는 게 아니다. 팀의 성과를 결정짓는 진짜 변수는 “이 조직 안에서 나는 마음을 열 수 있는가”이다. 이 개념을 심리학에서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라 부른다.
하버드대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의료현장, 항공사, IT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수를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오히려 성과와 혁신에 더 기여했다.
반대로, 아무리 능력 있는 인재가 있어도 “이런 말 했다가 찍히는 거 아니야?” “질문하면 무식해 보일까 봐 걱정돼” 이런 분위기에서는 그 누구도 성장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없다.
‘심리적 안전감’이 있는 팀의 특징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 질문과 이견 제시가 활발하다: 반대 의견을 냈다고 눈치 주지 않는다. 비판은 의견에 대한 것이지,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님을 모두가 안다.
- 실수를 학습의 재료로 삼는다: 실수는 은폐되기보다 빠르게 공유되어 개선된다.
- 조직 내 위계보다 역할이 우선된다: 직급과 상관없이, 과업 중심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 리더가 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는 구성원에게도 개방의 신호로 작용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좋은 분위기’가 아니라, 창의성과 실행력을 가속하는 구조적 요소다.
한국 조직의 딜레마: 친밀함 vs 안전감
한국 조직은 종종 ‘정(情)’을 중심으로 팀을 묶는다. 그러나 친밀하다고 해서 심리적 안전감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끈끈한 관계가 오히려 ‘말 못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상사의 개인기를 웃어줘야 하고, 공식적인 회의보다 사적인 자리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문화는 심리적 위축을 낳는다.
안전한 조직이란, ‘착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내가 솔직할 수 있는 시스템과 분위기가 보장된 곳이다. 말을 조심하게 만드는 조직은 절대 건강하지 않다.
성과는 고성과자 몇 명이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팀 전체가 함께 실험하고 실패하며, 배움의 루프를 공유할 수 있을 때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구성원이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심리적 안전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