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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마케팅일까, 생존전략일까?

by insight8989 202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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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기업 발표든 ‘ESG’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를 뜻하는 ESG는 단지 트렌드를 넘어 기업 경영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과연 ESG는 기업이 진짜로 신념을 담아 실천하는 전략일까, 아니면 이미지 관리를 위한 마케팅 수단일까?

실천 없는 선언: ‘ESG 워싱’ 논란

ESG를 둘러싼 대표적인 문제는 실질성과 실행력 부족이다. 많은 기업이 ESG 보고서를 발행하고, 친환경 슬로건을 내세운다. 하지만 실제로는 탄소 배출 감축이나 윤리적 공급망 관리 같은 핵심 지표에서 큰 개선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른바 ‘ESG 워싱(그린워싱, 소셜워싱 등)’이다.

ESG를 진지하게 실천하려면 조직 구조부터 KPI까지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마케팅팀이 캠페인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R&D, 생산, 인사, 재무까지 ESG 기준이 내재화돼야 한다. 그래야 말이 아닌 행동이 브랜드 자산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ESG는 비용일까, 투자일까?

일부 경영진은 ESG를 비용으로만 인식한다. 특히 단기 수익에 민감한 중견기업일수록 ESG를 ‘불필요한 부담’이라 생각하기 쉽다. 탄소중립 설비, 공정 개선, 협력사 교육 등은 실제로 초기 비용을 수반하긴 한다.

그러나 ESG를 리스크 회피 및 장기 브랜드 가치 확보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전략이 된다. 예를 들어,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 기업은 소비자의 재구매율과 브랜드 충성도에서 유의미한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또, ESG 점수가 높은 기업은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즉 ESG는 단기 손익표상 ‘비용’일 수 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회피할 수 없는 생존 전략이다.

규제가 아닌 선택으로 ESG를 설계하라

EU, 미국, 한국 모두 ESG 공시 의무화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다. 법적 규제를 앞두고 수동적으로 ESG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ESG를 ‘해야 하니까 하는’ 프레임에 가둔다.

진짜 전략은 그 반대다. ESG를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연결하고, 소비자와 투자자의 니즈에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기업은 규제 이전에 시장을 선점한다. ESG를 의무가 아닌 차별화 요소로 재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어떤 소비자는 제품보다 기업의 철학에 반응하고, 어떤 투자자는 수익보다 가치와 지속성을 본다. ESG는 결국 관점의 문제다. 위에서 보느냐, 옆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전략적 무게가 달라진다.

ESG는 단지 브랜드 이미지의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리스크 회피 전략이자, 가치 중심 경영의 뼈대다. 마케팅이든 생존전략이든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실행하는가다. ESG는 ‘선언’이 아니라 ‘구조’로 가야 한다.